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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한줄

[책한줄] 타타르인의 사막

by 신바람~독서 2023. 1. 10.

타타르인의 사막 / 디노 부차티 (한리나) / 문학동네 / 이탈리아 문학 

 

68) “십오 년입니다, 중위님. 빌어먹을 십오년의 세월을 보냈습죠. 그러면서 늘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하지요. '나는 여기 임시로 있는 거다. 언제고 떠날 날을 기다린다.. ..…'라고 말입니다."
작업대에 있는 조수들 중 누군가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에겐 이 얘기가 일상적인 비웃음거리임이 분명했다. 노인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겁니다. 사령관이신 대령님과 다른 많은 군인들은 죽을 때까지 여기에 남을 거예요. 일종의 병이지요. 중위님도 조심하십시오. 갓 부임하셨으니 시간이 있을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무얼 조심하라는 거죠?"
“가능하면 빨리 떠나세요. 그들의 광기에 물들면 안 됩니다."
드로고가 대꾸했다. “전 이곳에 넉 달만 있을 겁니다. 남아 있을 생각은 전혀 없어요."
노인이 말했다. "그래도 조심하십시오, 중위님. 필리모레 대령님이 운을 떼기 시작하셨습니다. 큰일이 일어날 거라고 말이에요. 분명히 그러셨어요. 앞으로 십팔년이 걸릴 거라더군요. 예, '큰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이건 그분 말씀이지요. 그분은 이 요새가 다른 어떤 곳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도시 사람들이 그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십니다."
노인은 천천히 한마디씩 내뱉었고, 그 사이사이로 정적이 흘러 들었다.

 

281) 드로고는 어린아이처럼 기뻤고, 이상하게 자유롭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곧 그의 머릿속에 또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만일 모든게 속임수라면? 만일 이 용기가 열정의 도취에 불과하다면? 단지 황홀한 일 몰과 향기로운 공기 때문에, 그리고 잠시 멈춘 육체의 고통과 아래층에 서 들려오는 노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 몇 분이나 한 시간 뒤라도 다시 나약하고 패배한 이전의 드로고로 돌아가야 한다면 어찌할 건가? 아니야, 생각하지 말자, 드로고 괴로움은 지금으로 충분해. 가장 큰 고통은 이미 겪었어. 설사 고통이 너를 덮치고, 너를 위로해줄 음악이 더이상 없으며, 지극히 아름다운 이 밤 대신에 역겨운 안개가 오더라도, 결국에는 똑같은 결과를 맞이하게 되어 있어. 가장 큰 고통은 지났고, 무엇도 더이상 너를 속일 수 없어.

방은 어둠으로 채워졌다. 이제 침대의 하얀 시트만이 아주 어렵게 겨우 구분될 뿐, 나머지는 모두 검은색이다. 조금 있으면 달이 떠오를 것이다. 달이 뜨는 걸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전에 떠나야만 할까? 방문이 살짝 삐걱이며 흔들린다. 아마 이 불안한 봄밤의 가벼운 회오리일 것이다. 어쩌면 조용한 걸음으로 그것이 들어왔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제 드로고의 소파로 다가오고 있을지도. 조반니는 기운을 내어 가슴을 조금 펴고, 한 손으로 군복의 목깃을 정돈한다. 그의 시선은 다시 한번 창 밖으로 향하고, 자신의 마지막 몫인 별들을 보기 위해 아주 짧은 눈길을 던진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아무도 그를 보지 않지만, 그는 미소짓는다.

독서 토론을 하고

적이 오지 않는 요새에서 잔잔한 인생을 산 조반니 드로고는 우리의 인생을 말하줄수 있다. 매일 엑티브한 삶이 즐거운것은 아니다. 아침에 이혼하고 저녁에 결혼하는것은 지옥이 아닐까? 

중요한 순간 조반니는 선택을 한다. 첫 4개월간 요새에 남는것, 휴가 후 다시 요새로 복귀하는것, 배신당했지만 참고 부대로 복귀하기, 마지막 시오메니가 나가라고 할때 버티지 않고 나가는 것 모든것이 선택이였다. 

어느것이 맞는 선택이였을까요? 

조반니에 나를 넣어보면? 매 순간 선택에서 항상 정답의 선택만을 할 수 없을 겁니다. 실패한 선택은 없는거겠지요. 도덕적으로 잘못 되지 않았다는 조건이 붙어야 겠습니다. 

돌아보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돌아보면 많은 선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타임머신이 필요하는 생각을 할겁니다. 그 선택을 돌려 보기 위해서 말이죠. 

오늘 즐거운 선택을 위해 시간을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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