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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한줄

[책한줄] 모래의 여자

by 신바람~독서 2022. 12. 14.

모래의 여자 / 아베 코보 / 민음사

"그럼 나도 거들어볼까"
"괜찮아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첫날부터 어떻게, 미안해서...."
"첫날부터??..... 아직도 그런 이상한 소리를 ... 내가 여기 머무는 것은 오늘밤뿐이라고요"
"그런가요...."
"나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니까.... 자, 그 부삽 좀 이리 줘봐요"
"손님 부삽은,저기에 있는데요...."
과연 입구 옆 처마 밑에 부삽 하나와 손잡이가 달린 석유통이 두 개 따로 놓여 있었다. 

 

, 좀더 가벼운 공기가 필요하다! 최소한 자기가 토해 낸 숨이 섞여 있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 하루 에 한 번, 30분이라도 좋으니까, 벼랑에 올라가 바다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그 정도는 허락되어도 좋지 않 은가.

어차피 부락의 경계는 엄중하기 그지없고, 지난 석 달 동안의 태도를 고려하면, 아주 당연한 요구가 아닐까. 금고형을 받은 죄수도 운동 시간을 고수할 권리는 있다. 「정말 못 견디겠어! 이렇게 일년 내내 모래와 코를 맞대 고 있어야 하다니, 이거야 인간절이잖아. 가끔은 산책이라 도 하면서 바깥 바람을 쐴 수 없을까?

 

「그거 있잖나,……… 수컷하고 암컷이, 서로 뒤엉켜서………… 그거 말이야………
주위에서, 삼태기를 운반하는 청년들의 미치광이 같은 웃음소리가 일었다. 남자는 포박이라도 당한 것처럼 꼼짝 않고 선 채,천천히 그러나 극명하게 이해한다. 이해하고 보니 그 제안은 그리 놀랄 만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손전등 빛이 한 줄기, 금빛 작은 새처럼 남자의 발치를 스치고 날았다.

 

여자의 기척을 가늠하여 온몸으로 돌진했다. 여자의 비명과 두 사람이 뒤엉켜 벽으로 쓰러지는 소리가 벼랑 위에 짐승 같은 열광과 홍조를 불러일으켰다. 휘파람,손뼉 치 는 소리, 추잡스런 웅성거림...... 사람 수가 늘어나 젊은 여자도 섞여 있는 듯했다. 문을 향하여 쇄도하는 손전등의 빛도 처음보다 세 배는 늘어났다.

 

딱히 서둘러 도망칠 필요는 없다.

지금,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왕복표는 목적지도 돌아갈 곳도, 본인이 마음대로 써넣을 수 있는 공백이다. 그리고 그의 마음은 유수 장치 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욕망으로 터질 듯하다. 털어놓는다면, 이 부락 사람들만큼 좋은 청중은 없다. 오 늘이 아니면, 아마 내일, 남자는 누군가를 붙들고 털어놓 고 있을 것이다.

도주 수단은, 그 다음날 생각해도 무방하다.

모래의 여자 참고자료

https://knagstory.tistory.com/29

 

[모래의 여자] 길앞잡이속(비단길앞잡이) 곤충

모래의 여자에 나오는 길앞잡이(속) 곤충이 궁금해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곤충이 참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내요. 위의 사진은 비단길앞잡이 라고 합니다. 곤충을 키울수도 있나 봅니다. 7,500원

knags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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