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임일시: 11월 23일(수) 저녁7시~8시 ■ 모임장소: 줌(ZOOM) ■ 주제도서: 모든 것의 기원 : 예일대 최고의 과학 강의 / 데이비드 버코비치 지음 / 출판사 책세상 * 과학이론/천문학/우주의 역사 ■ 추가도서(주제도서 이후 시간남을시)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지음 / 출판사 동아시아 * SF/과학소설/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 독서를 못하신 분들도 참여가능하오니,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 |
모든 것의 기원 - 예일대 최고의 과학 강의 |
yes24 출판사 리뷰 ( http://www.yes24.com/54532314 )
데이비드 버코비치 / 박병철 역 / 책세상 ( 2017년 10월 25일 )
( 과학이론 / 천문학 / 우주의 역사 )
현재를 포착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시선! “우리 모두는 별의 먼지에서 태어났다. 수많은 발견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숀 캐럴,『세렝게티 법칙』저자 세상 만물은 원자로 되어 있다. 칼 세이건의 아름다운 언어를 빌리면 “우리 모두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We are made of starstuff”. 인류가 품어온 가장 오래되고 거대한 질문인 존재의 기원에 대한 과학의 답이다. 뉴턴, 다윈, 아인슈타인 등 인류의 역사에 빛나는 업적을 쌓은 수많은 과학자들은 이 근본적인 의문을 풀기 위해 오랜 노력을 해왔고, 지난 수백 년 사이에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행성물리학과 지진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 중 한 명이자 예일대학교 지구물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버코비치David Bercovici는 깊은 학식과 특유의 명쾌한 문체를 십분 발휘하여 이 놀라운 여정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예일대학교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 교양강의를 엮은 『모든 것의 기원The Originals of Everything』은 별과 은하의 탄생에서 생명과 진화, 문명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인류의 역사를 바꾼 핵심적인 사건들을 중심으로 만물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장구한 138억 년 우주의 역사를 탐구한 호모 사피엔스들의 수많은 발견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특히 책은 많은 과학자들이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풀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며, 때로는 동료 과학자들과 경쟁하면서 진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가득한데, 이처럼 저자는 모든 것의 기원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과학자들의 면면과 현대과학의 성과를 간결하고 유쾌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138억 년에 걸친 기원의 탐구에 즐겁게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특정 이론에 뿌리를 둔 검증 불가능한 가설이나 신화적 상상력, 옛날이야기 등을 경계하고, 측정 가능한 예측을 수반하는 과학적 가설과 검증 가능성을 과학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임을 강조하면서 과학이론 전반을 균형 있게 고찰했다. 이를 위해 여러 이론을 나열해 설명하기보다는 “하나의 테마가 이전 테마의 결과이자 다음 테마의 원인이 되도록” 새로운 이론이나 아이디어로 나아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구성했다. ‘검증 가능한 커다란’ 가설을 통해 과학을 가르쳐온 그의 강의가 수많은 학생들에게 신뢰를 받으며 예일대학교 명강의로 꼽혀온 데에는 그의 유쾌한 입담과 대가의 여유도 있겠지만, 이처럼 “모든 과학적 이론과 가설은 증명을 통해 권위를 얻는다”고 강조하는 그의 엄정한 과학적 태도도 작용했을 것이다. “기원을 추적한다는 것은 매우 과학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과학적 사실은 끊임없이 바뀐다. 갈릴레오 시대에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명백히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언제든 틀릴 수 있다고 회의하는 것이다. 이 책이 제시한 답들도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다. 우주와 생명의 기원이 다 밝혀지지 않았듯, 해결되지 못한 의문들은 의문인 채로 남겨두었다. 다만, 광활한 우주 속에 포함된 우리가 과연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큰 맥락에서 깨닫게 해주는 길잡이로서 이 책은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적이건 과학적이건 간에, 사람들이 우주창조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나’라는 존재의 기원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 우주의 주요 부분에 해당하는 퍼즐 조각들이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추적하다 보면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기원origin’이라는 단어는 다분히 과학적인 개념이다. 무언가의 기원을 추적한다는 것은 신화나 옛날이야기를 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존재하게 된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는 가설을 세운다는 뜻이다. 이야기와 가설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과학적 가설은 측정 가능한 예측을 수반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실험이나 관측을 통해 가설이 틀렸음을 반증할 수 있다.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가설은 과학적 가설이 아니다. ‘검증 가능성’은 과학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본문 8~9쪽) 빅뱅, 별의 탄생, 원소의 생성,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 생명의 탄생과 진화… 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138억 년 우주여행 138억 년 우주의 역사를 러닝타임 24시간짜리 영화로 축약하면, 최초의 인간은 영화가 끝나기 0.04초 전에야 비로소 등장한다. 우리가 그려볼 수 있는 우주의 기원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인류의 지적 자산을 총동원해 우주, 생명, 인류, 문명의 역사를 큰 그림으로 그려보려는 의미 있는 시도들 중 하나다. 책은 총 여덟 개의 장에 걸쳐 연대순으로 조명한다. 첫 장에서는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빅뱅과 우주의 팽창, 최초의 천체가 탄생하기 이전의 암흑기를 다룬다. 2장과 3장에서는 은하와 별의 생성을 주제로 별의 핵융합반응과 진화 과정을 살피고, 50억 년 전의 거대한 먼지구름에서 어떻게 태양계와 행성이 만들어졌는지 알아본다. 4장부터 6장까지는 지구로 관심을 돌려 지진학seismology적인 지구환경과 내부구조의 변화, 생명 탄생을 주요 주제로 다룬다. 지질구조판과 강한 자기장, 대기 흐름과 물의 순환 등의 원리를 통해 어떻게 지구만이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 되었으며,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다세포 생물로 진화해갔는지 추적한다. 7장과 8장에서는 영장류에서 인류에 이르는 진화와 문명의 과정도 살펴본다. 저자는 현대우주론과 입자물리학, 지구물리학 등에 입각하여 ‘기원’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간다. 특히 표준이론으로 인정되는 커다란 이론을 바탕으로 뼈대를 세우고, 신빙성 높은 이론들을 선택해 추론의 살을 더한다. 일례로 우주가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팽창했다는 인플레이션이론inflation theory과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standard model’인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이나 고리양자중력이론loop quantum gravity에 기대어 빅뱅 직후의 우주 생성 과정을 설명하며, 통일장이론Unified Field Theory이나 만물이론Theory of Everything의 기여와 한계도 짚는다. 태양계가 납작한 원반 모양인 것에 대해서는 회전축과 원심력의 상쇄 작용인 회전원반이론에서부터 자기장설, 태양요동설에 이르기까지 학계의 다양한 가설을 언급하지만 정설로 인정받기 어려운 한계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반증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역사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방사성 동위원소로 연대를 측정할 수 있게 된 19세기 말 이전까지 지구의 나이를 둔 격렬한 논쟁이 있어왔고,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천문학자들은 우리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milky way가 우주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우주의 95%를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으며, 별과 행성, 인간 등 우리가 그려볼 수 있는 물질은 5%에 불과하다. 더욱이 질량이 목성과 토성의 1/300배도 안 되는 지구가 어떻게 목성의 가장 큰 위성보다 2배 더 큰 위성을 거느릴 수 있는지, 지구상의 생명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달도 아직 미스터리다. 생명체의 기원 또한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이 없다. RNA분자에 기초하여 복잡한 DNA 체계로 진화했다는 ‘RNA 세계 가설RNA hypothesis’이나 지표면의 유기물 혼합 용액에서 발생했다는 ‘원시스프 가설primordial soup’, 간단한 세포 구조를 가진 원핵생물로부터 복잡한 구조를 가진 진핵생물로 진화했다는 ‘세포내공설endosymbiosis’ 등이 있지만, 생명 자체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고전물리학에서부터 양자역학, 우주물리학, 입자물리학, 지진학 등 현대물리학과 인류학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지식을 섭렵해 찾아낸 실마리를 바탕으로 과학의 첨예한 쟁점들과 아직까지 해명되지 않는 부분들까지도 조화롭게 설명하고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과 에너지의 70%는 암흑에너지이고, 25%는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다. 별과 행성, 인간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물질은 나머지 5%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은 거의 대부분 이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은하와 같이 큰 규모의 우주에서 작용하기 때문에, 인간의 한정된 감각으로는 그들의 존재를 느낄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계단을 올라갈 때, 또는 커피를 따를 때 작용하는 중력을 느낄 뿐이다. 만일 우리의 몸이 벌레나 미생물만 큼 작아진다면 중력보다 전자기력을 강하게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작은 세계를 지배하는 정전기력과 마찰력, 표면장력 등은 모 두 전자기력에 속하기 때문이다(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천장에 붙은 채 기어가는 개미에게 중력은 있으나 마나 한 힘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우리는 거시적 규모에서 볼 때 벌레와 비슷한 존재이다.” (본문 40쪽) “우주의 기원은 곧 우리 자신의 기원이기도 하다” 세상의 기원을 탐구하는 호모 사피엔스들의 노력이 빚어낸 이야기 밤하늘을 수놓는 별이 가장 많이 만들어진 시기는 약 100억 년 전 우주의 암흑기가 막을 내리던 시점이다. 하지만 별은 지금도 생성되고 있으며, 특히 ‘창조의 기둥’으로 알려진 독수리 성운에서는 새로운 별과 태양계가 수시로 탄생하고 있다. 별이 태어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중력이다. 우주공간은 우리가 아직은 관측할 수 없는 무수한 먼지와?수소, 헬륨?등의?가스가 존재한다. 이러한 성간 먼지interstellar가?모여?성운nebullar(라틴어로 구름)을 이루는데, 이?기체구름은 서로의 인력으로 주위 물질을 끌어들이면서 크기를 더욱 크게 만든다. 커진 기체구름의 내부는 중력으로 수축을 하면서 압력이 커지게 되고, 높은 압력은 중앙부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한다. 이렇게 질량이 커지고 밀도가 높아져 임계점에 다다르면 수소와 헬륨의 핵융합반응으로 인해 엄청난 빛과 열을 방출하게 된다. 이처럼 스스로 빛과 열을 내기 시작한 기체구름을 우리는 별이라 부른다. 별도 그 찬란한 삶을 마감하는 때가 온다. 연료를 소진하고 수명을 다하게 되면 점점 부풀어 올라 거대한 붉은 별이 된다. 적색거성red giant이다. 연료를 빠르게 소모하면서 거성의 중심부는 중력에 의해 수축하려 하고, 바깥쪽은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서 결국 최후의 순간에 초신성이 되어 대폭발을 일으킨다. 초신성 폭발 이후 별의 가운데 부분은 계속 압력이 가해져 원래 크기의 1/100로 쪼그라든 백색왜성white dwarf 또는 중성자별neutron star, 혹은 엄청난 중력으로 빛마저?빨아들이는?‘블랙홀black hole’이?되면서?종말을?맞이하게?된다. 그리고 그렇게 폭발한 별은 다시 먼지와 가스가 되어 다른 새로운 별과 행성계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 우리의 삶도 별의 생성과 소멸의 궤적을 닮았다. 장대한 우주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며 우주의 기원은 우리의 기원이기도 하다. 우리의 입장에서 인간은 우주에서 특별한 존재이길 바라지만, 138억 년을 이어온 자연의 법칙에는 인간을 특별 대우한다는 예외조항은 없다. 하지만 자연의 법칙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걸어온 길을 토대로 앞날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 과학자들이 애써 만물의 기원을 밝히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 우리 시대 교양의 새로운 강자로 과학이 부상하고 있다. 출판시장을 비롯해 각종 언론매체의 칼럼이나 심지어 TV프로그램에서도 과학 대중화의 신호들이 종종 드러나고 있다. 어쩌면 그동안 우리가 필요로 했던 것은 과학의 업데이트된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삶의 문제와 연관한 과학의 통찰이지 않을까. 세상의 기원을 탐구하는 호모 사피엔스들의 치열한 도전과 지성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모든 것의 기원』이 성실한 답이 될 것이다. “유전자를 통해 조상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더 멀리는 우주, 곧 내 몸을 이루는 모든 원자는 항성들의 핵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의 유명한 말인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을 내가 어린 시절부터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영원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바로 우리가 깊이 감사해야 할 이유이며, 이것이 우리에게 심오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우리의 존재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_칼 세이건의 딸 샤샤 세이건,〈Lessons of Immortality and Mortality From My Father, Carl Sagan〉에서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yes24 출판사 리뷰 ( http://www.yes24.com/74261416 )
김초엽 / 허블 ( 2019년 06월 24일 )
( SF / 과학소설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 김초엽 소설집 )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김연수(소설가) “마음을 다 맡기며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서 벅차다.” -정세랑(소설가) ★우리 SF의 우아한 계보, 김초엽 첫 소설집 지난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신인 소설가 김초엽.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출간되었다. 2017년, 「관내분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배명훈, 김보영으로부터 “작가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고, 작품을 통해 그 질문을 다른 사람들의 코앞에까지 내밀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거친 결과, 작가와 작품은 스스로 쨍하게 아름다워진다. 이 글 「관내분실」처럼” “슬픔에 좌절하지 않고, 어쩌면 영원히 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인생과 생명을 걸고 그 의지를 끝까지 관철하려 한다는 데서 이 작품(「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감동을 준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등단작 「관내분실」은 “모성애라는 쉬운 답을 피해 이 어려운 길을 택한 것만으로도 흡족한데, 그 과정 끝에 놓인 장면이 정말이지 ‘SF적’으로 참 아름다워서, 적어도 우리가 ‘이런 SF’마저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게으르지는 않다고 항변하고 싶어졌다”(문학평론가 황현경, 『문학동네』 2018년 여름호)라는 평을 받으며 SF문학에 대한 비평가들의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그 결과 신인소설가로서는 드물게 등단 일 년여 만에 《현대문학》 《문학3》 《에피》 등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으로 첫 소설집을 출간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희로애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을 때 소설가의 눈은 더없이 맑고 투명해진다. 명징하고 광대하게, 이 세계를 바로 볼 줄 아는 이 시선에서만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겨난다.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 김연수(소설가) 김초엽의 소설은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면서도 소설가 김연수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현실의 세계를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고 투명하게 담아낸다. 그 세계는 아름답지만 순진하지 않고 어디에도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뛰어난 과학자 릴리 다우드나로 인해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한편, 소설에는 장애도, 차별도, 혐오도 없는 그리고 사랑도 없는 행성인 ‘마을’이 함께 그려진다. 이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마을’은 일종의 ‘유토피아’를 상상케 한다. 성년이 되면 순례를 떠나는 이들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문을 빼면 말이다. “마을이 유토피아라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이 물음은 장애를 비장애로,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간편하게 뒤집는 대신 오히려 그 이분법적인 항들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작품해설 중)라고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지. 이 소설은 이야기를 통해 질문한다.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김초엽의 소설에는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 등 경계를 향한 응시가 있고, 질문이 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는 실패한 여성 우주인이 등장한다. ‘우주 너머’를 항해하기 위한 우주인 선발에 뽑히지만 내로라하는 ‘스펙’이 없는, 무엇보다 나이 많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는 ‘재경 이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 때문에 좌절하지도 낙담하지도 않는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흥할 생각도, 누군가의 기준에 의한 성공을 향해 질주할 생각도 않는다. 소설은 마치 잃어버린 역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를 떠올리게 한다. ‘여성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의 질문과 닮아 있는 것도 같다. 왜 어떤 기록은 기록되지 않는가, 왜 역사는 언제나 남성의 서사이고 성공의 롤모델 또한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인가. 소수자에게 그들 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것이지, (누군가의 기준에 따른) 성공의 역사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미션에 실패했다고 비난받는 우주인일지라도, 어떤 소녀에게는 그의 존재 자체가 응원일 수 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가. 우주 미션에는 실패했지만, 소녀를 응원하는 일에 성공했다면 그 삶을 실패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대안 가족의 모습도 그려내는데, 우리의 가족제도가 반드시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우정과 연대의 공동체로서 가족의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작가의 고민과 질문을 “쨍하게 빛나는” 이야기로 들려준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곳에서도, 지지 않는 마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은 매력적인 ‘할머니 과학자’이다. 가족과 생이별하고, 아득한 우주에서 재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스펙트럼」에도 ‘할머니 과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동안 왜 서사의 주인공은 남성이거나 여성이어도 젊은 여성인 소설이 주가 되었을까? 문학평론가 서영인은 ‘할머니’가 서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함을 김초엽 소설에서 포착한다. 그러면서 이 소설 「스펙트럼」에서 다룬 ‘언어’에 관해 주목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외계 생명체들의 언어다. 문자 대신 색채로, 문서나 책 대신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는 그들의 언어. 그러니 풍경이 말이 되고 빛과 어둠이 말의 의미를 결정할 터였다.”([할머니 우주인 할매 시인], 《한겨레신문》)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마음이 느슨해졌다. 눈앞의 루이가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 지내던 바로 그 루이처럼 느껴졌다. 루이는 희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희진의 뒤로 펼쳐진 노을을 보고 있었다. “그럼, 루이. 네게는…….” 희진은 루이이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았다.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 희진은 결코 루이가 보는 방식으로 그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희진은 루이가 보는 세계를 약간이나마 상상할 수 있었고, 기쁨을 느꼈다. - 「스펙트럼」 중에서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스펙트럼에서 외계생명체인 ‘루이’와 주인공 ‘희진’이 첫 소통을 하는 장면을 인용한다. “이해 불가능성에 대한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본 적이 있던가. 루이는 희진에게 언제까지나 “마음을 다해 사랑하기에는 너무 빨리 죽어버리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온전히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완전한 타자”이다. 그러나 그 앞에서 희진은 이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불가능을 알면서도 믿으려고 하며, 그들의 존재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지구에 돌아온 희진이 평생 수집했던 유리가 “보통의 감각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을 보게 하는 도구”라면, 이 아름다운 장면을 가능케 하는 외계 생명체와 다른 행성을 그릴 수 있는 SF소설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 여기의 세계를 새로운 감각으로 보게 하는 또 하나의 유리일 것이다.“(《현대문학》 2018년 9월호) 김초엽의 소설은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타자를 알고자 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의 다른 말이 아니겠느냐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방법이란 없는 거냐고 애타게 묻는 누군가에게. 김초엽의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문학평론가 인아영의 말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 “불가능성을 껴안는 것”, 불가능성을 껴안고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통해, 김초엽의 소설은 정답이 없는 불가능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행성에 홀로 남겨져 외계인과 조우하게 되더라도(「스펙트럼」), 고통 없는 유토피아에서 짐짓 모르는 것처럼 질문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에도(「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를 알아야겠다고 용기 내는 마음,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말하며 지지 않는 마음, 분투하는 태도가 김초엽의 소설에는 있다. |
책을 읽다가 보니 추천 미드가 생각나서 추가 합니다.
"업로드" 입니다. [관내분실] 과 느낌이 비슷한거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서버에 두뇌를 업로드 해서 현실 세상과 소통을 한다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pxI7I3FE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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