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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한줄2

[책한줄] 그리움을 위하여 그림움을 위하여 / 박완서 / 문학동네 시차보다도 더 깊은 피로, 뭔지 모를 것을 찾아 여러 생을 헤맨 것 같은 지독한 피로를 이기지 못해 그녀는 따습고 폭신한 둔덕에 점점 깊이 파 묻혔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후남아, 밥 먹어라. 후남아, 밥 먹어라." 어머니가 저만치 짧게 커트한 백발을 휘날리며 그녀를 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아아 저 소리, 생전 녹슨 것 같지 않게 새되고 억척스러운 저 목소리, 그녀는 그 목소리를 얼마나 지겨워했던가. 밖에서 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나 동무 집에서 같이 숙제를 하고 있을 때도 온 동네를 악을 악을 쓰면서 찾아다니는 저 목소리가 들리면 그녀는 어디론지 숨고 싶었다. 왜 그냥 이름만 불러도 되는 것을 꼭 밥 먹어라는 붙이는지. 하긴 끼니때 아니면 찾아다니지도.. 2023. 4. 12.
[책한줄]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책 제 목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저 자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토마스 산체스 출 판 사 다산초당 한 회사의 재정 책임자에서 태국에서 스님이 되어 17년 동안 마음 다스림에 정진을 합니다. 그리고 17년 후에 몸이 좋지 않아서 속세로 돌아 옵니다. 남자는 절벽 쪽으로 미끄러져 떨어졌습니다. 남자는 뭐라도 붙잡으려고 필사적으로 두팔을 허우적거리다가, 천만다행으로 절벽 바위틈에서 수평으로 자란 작은 나무를 가까스로 붙잡았습니다! 남자는 나무를 꽉 잡고 버텼습니다. 남자는 지금껏 영혼이나 내생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막연한 종교적인 믿음조차 가진 적이 없었지요.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나무를 꼭 붙잡은 남자의 두 팔에서 천천히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두 팔은 이제 조금씩 떨리고 .. 2023.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