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 목 | 체스 이야기 / 낯선 여인의 편의 |
저 자 | 슈테판 츠바이크 |
출 판 사 | 문학동네 |
체스를 두면서 흥분이 점점 더 고조되었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요. 한순간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점점 빨리. 더 빨리, 그보다 더 빨리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습니다.
"유명 소설가 R는 사흘 동안 산에서 상쾌한 휴가를 보낸 후, 이른 아침 다시 빈으로 돌아와 역에서 신문을 샀다."
제 아이가 어제 죽었습니다. 사흘 낮, 사흘 밤을 저는 이 작고 가녀린 생명을 위해 죽음과 필사적으로 싸웠답니다. 독감으로 열이 나 불덩이 같은 가여운 아이의 몸을 뒤흔들던 마흔 시간 동안 전 침대 옆에 앉아 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네, 저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그 순간만큼 당신이 낯설게 느낀적이 없습니다.
.....
제가 거울 앞에 서 있는 동안, 거울을 통해서 당신이 눈에 띄지 않게 살짝 제 방한용 머프 속에 고액지폐를 밀어 넣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수치심과 분노로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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